코로나가 사그라들고 재택, 리모트 근무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즈음. 리모트 근무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 더 늦기 전에 워케이션을 가보고 싶었다. 회사에서 한달까지는 국외 근무가 가능해서 같은 회사에 다니는 개발자 룸메이트와 상의하여 일본에서 한 달간 살면서 워케이션을 하기로 했다.
실은 워케이션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휴일을 보내는 느낌으로 관광을 만끽하면서 보내려는 생각은 아니였고, 현지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보는 것이 목표였다.
일본으로 정한 이유
대단한 이유는 없었다. 비행기를 오래타고 싶지 않았고, 시차가 없고(부끄럽지만 전에 국외 출장 갔을 때, 시차때문에 몇 번 회의 일정을 헷갈린 적이 있었다), 일본어를 조금 배웠으니 조금 시험해보고 싶기도 했고, 때 마침 엔저였다.
도쿄를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동행인, 오사카를 가본 적 없는 나. 이 둘의 의견을 모아 3주 도쿄, 1주 오사카로 정하게 되었다.
날짜
워케이션을 가자고 마음을 먹고 찾아보기 시작한 건 2월이였다. 리모트 근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 최대한 빨리 가고싶었다. 동행자와 나의 개인 일정을 빼고, 적당한 날씨에 제일 빠르게 갈 수 있는 것이 5월이였다. 올해 5월 3, 4, 5, 6일은 한국에서도 연휴라 티켓 값도 비싸고, 일본도 골든 위크라고 하는 연휴기간이기 때문에, 항공료 및 숙소비를 생각하여 연휴 다음 날인 5월 7일 출발로 정했다.
업무
항공권을 끊고 나서 바로 다음에 정한건 다름 아닌 업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어찌되었는 나는 노동자이고 회사에 허락을 받고 가는 것인데 근무에 영향을 주면 곤란하니까.
인터넷 상에서 좀 검색해 본 결과 일본은 한국처럼 아무 카페에 가서 전원을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았다. 스타벅스 같은 체인이나 업무하는 분위기가 갖춰진 일부 카페에서 하는 것 같았다. 일본에 워케이션을 갔다온 적이 있는 동료에게 물어보니, 카페에서 대용량 보조 배터리를 들고가서 일을 했고, 화상 회의라도 있는 날에는 호텔에서 했다고 한다. 카페도 한 두군데 바꾸어가면서 했다고 한다.
잠깐 몇시간 정도 일하는 것은 괜찮지만, 하루 8시간은 근무해야하는데 여러 모로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평소 쓸 일이 없는 대용량 보조 배터리를 사는 것도 귀찮고, 갑작스럽게라도 화상회의가 잡히면 호텔로 급하게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 스트레스를 받았다. 게다가 하루 점심 앞뒤로 최소 두번은 카페에 갈 테고, 화상 회의를 한다고 왔다갔다 더 가게 될지도 모른다. PC를 사용할 수 있을 지 까지 찾아보면서 카페를 바꿔 다니기는 번거로울 것 같았다.
여러모로 고민해 본 결과,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어차피 회사 건물로 가니 평소에 사용해 볼 일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했고, 혹시 운이 좋으면 공유 오피스에 있는 다른 개발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공유 오피스에는 화상 회의실도 있으니 갑작스레 화상 회의가 잡혀도 안심이 될 것 같았다. 혹시 기분 전환이 하고싶거나 할 때에는 그 때에는 카페에 가서 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공유 오피스를 찾아보았다.
일본 내에는 공유 오피스는 많은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WeWork를 사용하기로 했다. 글로벌 체인이다보니 WeWork의 홈페이지가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하는 점이 좋았다. 도쿄에서도 숙소를 주마다 옮겨다닐 예정이고, 오사카에도 있다보니 지점이 여러 개 필요했다. WeWork 도쿄, 오사카 주요 번화가에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일본 지리를 잘 아는 것은 아니라 틀린 정보일 수 있다) 한달 권을 끊으면 일본 내의 WeWork 다른 지점들(일부 지점 제외)도 다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동행인은 일부 지점의 맥주 제공이 맘에 들었다고 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일본에서의 WeWork All Access Plus 결제 및 사용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숙소
WeWork를 사용하기로 한 뒤에 숙소를 정하기 시작했다.
WeWork 일본 지점을 먼저 검색했다. (일본 내 WeWork 지점 목록(영어)) 근처에 WeWork 지점이 있고 주요 관광지가 있는 곳으로 숙소를 정했다. 신주쿠, 시부야, 긴자 및 도쿄역, 이케부쿠로 정도면 나름 관광포인트와 가깝고 WeWork 지점이 근처에 1~2개는 있고 나름 평점 좋은 지점이 있어 괜찮지 않을까 싶다. (WeWork 지점 랭킹(일본어))
호텔과 에어비앤비를 번갈아 가면서 예약을 했으며, 한달동안 체류하므로 세탁이 꼭 필요할 것 같아 에어비엔비는 세탁기가 있는 곳으로 알아보았다. 혹시나 여유가 난다면 간단한 조리도 해보거나 과일 등을 사 먹어보고 싶어서 간이 주방이 있는 곳으로 예약했다. 그런데 솔직히 가능 할 지는 잘 모르겠다.